땅게로 까를로습니다.
추석은 잘 보내셨는지...전 3일 동안 계속 잠만 잤다는...(살 좀 찔까해서-.-)
오르께스따 띠삐까 이후 정말 오랫만에 글을 쓰네요.
오늘은 음악 얘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춤에 관한 얘기도 아닌 용어에 대한 얘기를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평소 땅고 얘기를 하면서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바로 '땅게로(Tanguero), 땅게라(Tanguera)입니다.
우리가 쓰는 땅게로/라(이후 땅게로)는 땅고를 추는 사람을 뜻합니다.
저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가기 전까진 주로 그런 의미로 썼었죠.
그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글이나 대화를 보면 그런 뜻으로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우리말이 아니기에 그리 이상할 것도, 또 그걸 가지고 뭐라 할 사람도 없지만...
원래의 뜻을 알고 쓰는 것과 모르고 쓰는 데는 큰 차이가 있다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제대로 알 때도 된 거 같아 이렇게 얘기를 꺼냅니다 .
땅게로(Tanguero)가 남자, 땅게라(Tanguera)가 여자라는 건 다 아실테고...
땅게로는 한마디로 땅고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춤, 음악, 미술, 시, 역사, 영화 기타 등등
Bs.As. 에선 춤을 추는 사람들을 Bailarin(바일라린) 혹은 Milonguero(밀롱게로)라고 표현합니다.
제 선생님들(Del Priore, Negro, Puente, Selles 등) 같은 경우, 역사에 대해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전문가지만 춤은 못 춥니다.
하지만 그들은 땅게로라 불립니다. (역사가라는 표현도 있지만)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많은 사람들(춤을 추든 안 추든)이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춤은 추지만 땅고는 모른다."
"밀롱게로지 땅게로는 아니다."
혹은 그 반대로,
"그는 땅게로지 밀롱게로가 아니야." (Dreaming이 Bs.As.에서 친구에게 들은 말 그대로 인용)
땅게로의 범위는 정말 넓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장르를 알리는 호칭이 따로 붙습니다.
- 가수인 경우 cantante de tango(깐딴떼 데 땅고),
- 음악가인 경우 musico de tango(무시꼬 데 땅고),
- 화가인 경우 pintor de tango(삔또르 데 땅고),
- 댄서인 경우 bailarin de tango(바일라린 데 땅고)
기타 등등
그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땅게로는 춤을 추고 안추고, 연주를 하고 안하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땅고 자체에 대해 이해를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랑을 하는... 그런 게 필요한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땅게로나 땅게라를 안쓰고 뭘 써야 하는지도 얘기 해드려야 하는데...
사실 여러분들이 주로 쓰는 용도에 좀 더 가까운 말은 밀롱게로지만...
Bs.As.에서도 밀롱게로라는 호칭은 밀롱가에서 춤을 춘다고 해서 다 밀롱게로라고 하진 않기에...
어디까지나 제 의견입니다만, 그냥 지금처럼 땅게로라고 하는게 무난할 것 같네요.
단지 이해하고 쓰면 더 좋겠다는 한 땅게로의 바람입니다.
Tanguero Carlos